로드킬
또 그렇게 그는 떠나갔다.
그리고 못 볼걸 본 듯 외면하며 나는 그 길을 지나왔다.
가끔씩 그져 안타까워하며 출근길 밀려오는 차들에 나도 그냥 지나왔다.
마음은 여전히 찜찜하고 괴롭고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으로
생명들이 자신의 생명활동을 마음껏 할 수 없게 만든 인간의 죄책감을 덮는다.
인간만을 위한 개발, 개발이라는 이름의 파괴
그 과정에서 인간의 욕심만 채우고 나머지 생명들은 희생되고 있다.
아니다.
개발이라는 이름의 파괴는 결국 지나친 욕심으로 인해
인간을 파괴하는 메아리로 돌아오고 있다.
다 함께 잘 살 수 있는 길은 없는 것일까?
너무 쉽게 인간중심으로만 자연을 재단하고
너무 쉽게 파괴되고 희생된 환경과 생명들을 외면하고 있다.
오늘도
나는 그를 외면하며 그 길을 지나왔다.
어쩌지 못하는 나와 어쩔 수 없다는 비겁한 합리화
그들은 그렇게 떠나가고 있다.
2018. 8. 7.
到圓 김종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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