부부의 길을 오늘도 걷는다.
아마 내일도 부부의 길을 걷고 있으리라.
결혼하고 하루도 빼먹지 않고
우리 부부는 길을 걸어왔다.
그 길이 어떤 길이든지 상관하지 않고 꾸준히 걸어가야할 길을 걸어왔다.
부부가 길을 걷다보면 다양한 변화가 생기고
그런 변화는 부부갈등을 만들기도 한다.
그래도 부부는 언제부터인가 그 변화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길을 걷는다.
전에는 돌밭같은 길을 걸어갈 때도 있었다.
발바닥에 깔린 거친 돌들이 아프게 자극해도 부부는 그 길을 걸어야 했다.
부부의 길은 이런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기에도 바쁜 일상으로 인해 그 복잡한 일들은 추억처럼 지나가버렸다.
타고 가야할 배는 떠난 것인가?
아니면 길이 끊겨버린 것인가?
부부의 길은 또 어려운 숙제를 푸는 초등학생처럼 고민이 많다.
항상 기도하는 마음으로
훅 불면 꺼질 것 같은 촛불을 보호하는 마음으로
부부는 길을 걷어야 했고, 또 걸어가는 중이다.
가끔씩 부부는 길을 걷다가
아름다운 꽃을 발견하고 기쁜 마음을 나누기도 한다.
먼 길을 걷는 나그네의 피로가 풀리는 느낌처럼 순간 모든 걸 잊는다.
이번 주말에는 둘이서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볼까?
맛있는 음식보다도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
그것이 기쁘고 행복하게 느껴질 것 같은 기대감이 밀려온다.
애들이 친구들과 바쁘게 놀러간 사이에
원두커피 느긋하게 내려서 둘이 한잔 해야겠다.
몸도 마음도 한적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.
우린 아직도 한참을 함께 걸어가야 하니까, 부부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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